[독서] 구병모 작가의 아가미

개인적으로 구병모 작가를 좋아한다. 위저드 베이커리, 파과를 보았을 때 청소년때의 감수성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얻고 집중해서 읽기에 좋기에.

아가미 또한 유명하여 읽어보았다.
등장인물의 이름인 곤, 강하, 해류, 이녕
모두 물가와 어울린다.

등장인물의 인생을 살짝살짝 보여줬을 때
누구 하나 무난하지 않고 각자의 상처와 소외가 보인다.
그 안에서 서로만이 이해할 수 있는 관계가 느껴졌다.

강하는 처음 곤이를 봤을 때 부터 애정을 느꼈다.
곤이 자신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부러움+시기+질투 , 언젠가는 떠나갈거라는 불안함 등이 지배로 인해
엇나간 행동을 했다고 여겨진다.
(p.119 - 당신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론 아무것 아닌게 아니라 오히려 모든 것이라는 사실과, 거기에서 비롯되는 괴리감을 견딜 수 없어 했어요.)

늘 곤에게 심한말, 폭력적인 행동을 하던 강하에게서 위기의 상황 때 곤이가 무엇보다 살기바라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. 이 부분에서 강하의 양가감정이 느껴지며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.
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은 열린결말이지만 나중에 곤이 강하와 할아버지를 찾기 바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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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상깊은 구절🌿

p.120
- 곤, 보통 사람은 말이지요, 자신에게 결여된 부분을 남이 갖고 있으면 그걸 꼭빼앗고 싶을 만큼 부럽거나 절실하지 않아도 공연히 질투를 느낄 수 있어요. 그러면서도 그게 자신에게 없다는 이유만으로 도리어 좋아하기도 하는 모순을 보여요. 양쪽의 세계에 걸쳐진 감정은 서로 교환되거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, 기껏해야 적정 수준에서의 은폐가 가능할 뿐이에요.

p.177
- 슬픔은 현실을 인정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일 뿐으로, 자신이 사태를 확인하기 전에는 얘기가 성립되지 않는 감정이었다. 돌아오는 발걸음마다, 다가오려는 슬픔이 앞코에 채어 밀려나갔다.

p.194
-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은 매 순간 흔들리고 기울어지는 물 위의 뗏목 같아요. 그 불안정함과 막막함이야 말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유일한 방법 아닐까요.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확신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, 이 마음과 앞으로의 운명에 확신이라건 없다는 사실뿐이지 않을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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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인적으로 여름 장마철에 봤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. 뭔가 여름에 어울리는 책이다.